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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대 막국숫집 중 하나인 '성천막국수' 먹어버리기

뷰포인트 2017.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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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먹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

 

맛있는 음식이 입에 들어가면 대뇌 전두엽까지 그 느낌적인 느낌이 전달되며, 엔돌핀이 마구 솟아나는데요.

 

특히 먹는다는 행위는 일종의 유대감을 형성시켜 주면서 서먹했던 인간관계를 더욱 좋아지게 만들어주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기도 하죠.

 

 

오늘 소개할 맛집은 서울 3대 막국숫집 중 하나인 답십리에 있는 '성천막국수'입니다. 유독 맛집을 좋아하는 친구 부부의 추천으로 함께 다녀왔는데요.

 

도착하고 나니 홀로 식사를 마치고 나오신 아저씨께서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신 채 전화통화를 하고 계시더군요. 아저씨를 뒤로하고 저희 일행은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차림표를 보았습니다. 제가 쏘기로 했기 때문에 비싸면 한 그릇만 시켜서 나눠 먹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다행히도 시내의 음식점들보다 비교적 가격이 착한 편이었습니다.

 

비빔 막국수는 6,000원, 물 막국수를 5,500원에 팔고 있네요. 500원만 추가하면 곱빼기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게 눈길을 끄는군요.

 

 

식당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앉자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돈데크만 주전자에 담은 면수를 내어줬습니다.

 

면수의 진하고 구수한 맛이 꽤 괜찮았어요. 일반적인 면수와 숭늉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테이블 한쪽에는 겨자 소스, 간장, 식초, 양념장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막국수와 곁들여 먹을 동치미 무를 양념할 때 꼭 필요한 녀석들이죠.

 

성천막국수의 특징은 쿰쿰한 맛의 동치미 국물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동치미 무를 맛있게 양념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준비된 동치미 무에 양념장을 한 숟갈 넣어주세요. 너무 많이 넣으면 짤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요.

 

▲겨자 소스를 넉넉히 두르고, 식초를 두 바퀴 돌려서 뿌려주세요. 만약 겨자의 톡 쏘는 맛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면 살짝만 넣어도 돼요.

 

▲소스와 동치미 무가 잘 섞이도록 버무려주세요. 양념 된 동치미 무의 맛은 뭔가 쿰쿰하면서도 톡 쏘는 맛입니다.

 

입맛 없을 때 밥에 물 말아서 먹어도 아주 맛있을 것 같더라고요.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맛!

 

 

드디어 제가 주문한 비빔 막국수가 나왔습니다. 저는 처음 방문한 곳이기 때문에 친구 녀석이 비빔 막국수를 추천해 주었는데요.

 

양념장과 이름 모를 소스 조금 그리고, 참기름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짠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양념장을 조금 덜어내었다가 간을 보고 더 넣는 것이 좋습니다.

 

그대로 비볐더니 제 입맛에는 살짝 짜더라고요.

 

 

 

성천막국수의 단골이라는 친구 녀석은 물 막국수를 시켰습니다. 비빔 막국수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고명도 없이 동치미 국물에 막국수 사리만 들어가 있는 모습인데요.

 

사실 막국수의 맛을 보기 전까지는 '이딴 식으로 생긴 게 진짜 맛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었죠.

 

 

친구 와이프도 저처럼 비빔 막국수를 시켰는데,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어야 맛있다고 조언해 주길래 동치미 국물을 달라고 해서 넣었습니다.

 

참고로 동치미 국물을 안 넣고 그냥 먹어도 맛있습니다. 보기에는 맛대가리가 없어 보이지만, 메밀껍질도 같이 갈아 면을 뽑아서인지 면 자체의 풍미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성천막국수의 별미 중 하나인 제육도 시켰는데요. 뽀얗고 기름져 보이는 돼지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내어줍니다.

 

고기를 삶는 데 비법이 있는 것인지 평소에 먹던 수육과는 차원이 다르게 아주 고소합니다. 양이 적어 보여도 고기라 그런지 배가 금세 든든해집니다.

 

 

생김새는 여전히 맛대가리 없게 생겼지만, 제육과 양념 된 동치미 무를 얹어 한입 가득 입에 넣은 순간 저의 경솔함을 호되게 꾸짖으며, 이 조합은 진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막국수와 제육 그리고 동치미 무의 환상적인 조합은 그야말로 아무맛대잔치가 열린 것처럼 새로운 맛을 저에게 선사했는데요. 고소함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특히 저처럼 술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소주와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막국수 한 젓가락에 소주 일잔씩 먹다 보니 순식간에 소주 일병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술은 저만 먹었는데 말이죠.

 

 

친구 녀석은 역시 고수답게 곱빼기로 나온 면 사리 중 하나를 남겨두었다가 양념장에 비벼 비빔 막국수를 만들어 먹더군요.

 

참고로 저렇게 먹어도 주인장이 눈치를 주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참기름을 넣어줍니다. 동네 맛집의 후한 인심이자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희처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분들이 많이 오시는가 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렇게 성천막국수의 놀라운 맛을 경험해봤는데요.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맛대가리 없어 보였지만, 괜히 서울 3대 막국수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것처럼 답십리 동네 주민분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 그런지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년에 이전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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