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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황폐해진 출입금지구역 '레드존'

뷰포인트 2016.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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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 풍경을 떠올리면 그림 같은 마을과 넓은 포도밭 그리고, 한여름 꾸불꾸불한 길을 기분 좋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푸른 언덕 등이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풍경 한구석에 100년 이상 인간의 출입이 금지된 '레드존'이 있습니다.

 

 

이곳은 프랑스 파리와 거의 같은 크기인 100평방 킬로미터 정도 되는데요. 일반인의 출입이나 농지로의 이용을 법률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죠. 그 이유는 아직도 세계대전의 전쟁이 남기고 간 많은 양의 유해물질과 불발탄이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엄청난 양의 불발탄, 인간이나 동물의 유해를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프랑스 정부는 해당 지역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고 출입금지구역으로 만들어버렸죠. 지도상에서도 통째로 사라진 마을은 일종의 전쟁 희생자인 셈입니다.

 

 

이곳이 바로 파괴된 마을 '듀오몽'입니다. 예전에는 아름다운 농지였을 테지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동안 숲으로 뒤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마을이 있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죠.

 

 

이곳은 교회가 있던 자리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교회가 있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전쟁은 이렇게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립니다.

 

 

지난 100년 동안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며 지내온 푸른 숲에 2004년 독일의 연구자들이 방문했습니다. 숲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숲의 토양에 17%나 되는 매우 위험한 수준의 '비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그 전까지 레드존에서 발견된 평균적인 수준의 수만 배 이상의 양입니다. 참고로 비소는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암살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레드존에서 새롭게 발견된 비소의 양은 생물이 허용할 수 있는 양의 300배나 됩니다. 즉, 정상적으로 살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숲 주변에서 죽어 있던 멧돼지의 간에서는 비정상적인 수치의 납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죽어 있는 땅을 살리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특수기관을 설립해 잔류 탄약의 완벽한 제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10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으니 레드존 지역의 범위를 줄이고 안전한 땅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고 농업 이용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불행히도 아직은 이른 것 같습니다.

 

 

 

위의 이미지에 나타나 있는 빨간색 부분이 레드존이고, 노란색 또는 녹색, 파란색 지역은 비교적 위험이 적은 지역입니다. 불발탄에서 흘러나온 화학 성분들과 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화학 폭탄은 아직도 땅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유산탄에 의해 산산조각난 포탄의 납 조각은 상당량이 그대로 남아 있어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납, 수은, 아연이 토양을 그대로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이 완전히 사라지라면 적어도 1만 년 이상은 지나야 합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비교적 안전한 영역인 초록색이나 파란색 지역에서 다시 살기 시작한 농민들조차 100년 전 전쟁이 남기고 간 불발탄 때문에 트랙터가 파괴되거나 죽을뻔한 적도 있습니다. 일명 '철의 수확'이라 부르는 불발탄 발굴 작업으로 매년 900톤에 이르는 불발탄을 회수하는 데도 말입니다.

 

 

 

이미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발조차 들일 수 없는 광대한 레드존이 남아 있고, 그곳에서는 식물과 동물 대부분이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속도로 레드존을 정화하려면 적어도 300에서 700년 정도 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프랑스 정부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전쟁이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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