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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악의 식품 스캔들, 미군 쇠고기 통조림 사건

뷰포인트 2016.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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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 쇠고기에서 마치 시체가 썩은 것 같은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악몽 같은 전쟁은 그런 최악의 쇠고기도 먹지 않으면 스페인 군대와 싸울 수 없었던 것이다.

위의 내용은 전쟁 후 미국 언론이 보도한 '썩은 쇠고기 통조림 사건'에 관한 기사 중 일부입니다. 전쟁 중 미국 육군 병사들에게 배급한 쇠고기 통조림은 품질이 매우 나빴고, 그 고기를 먹은 탓에 많은 군인들이 병들어 죽었습니다. 20세기 미국을 뒤흔든 최악의 식품 스캔들인데요.

 

 

  모기와 말라리아 그리고, 쇠고기 통조림

(사진 - 폭파/침몰당했던 메인호)

 

당시 쿠바를 식민지하에 두던 스페인을 밀어내고 쿠바를 장악하자는 주장이 미국 경제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898년 5월에 발생한 미국 전함 '메인호'가 쿠바 아바나 만에서 폭발해 침몰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여론은 스페인 정벌에 단번에 쏠렸고, 이것은 결국 미국 스페인 전쟁에 불을 지피게 됩니다.

 

 

이후 쿠바에 상륙한 미국 육군은 스페인 군대를 강력하게 밀어붙였지만, 전장의 환경은 정말 비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쿠바의 열대 기후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겨울용 군복밖에 지급하지 않아서 군인들은 엄청난 더위에 시달려야 했죠.

 

 

그뿐만 아니라 정글의 모기들은 말라리아를 옮기고 다녀 아주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식사로 나온 쇠고기 통조림은 군인들에게 더욱 악몽 같은 시간을 선사했는데요. 열대 기후에서 장시간 방치된 통조림은 몇 달 동안 약한 불에서 계속 가열되는 것과 똑같은 상태였던 겁니다.

 

 

통조림을 열면 쇠고기에서는 강렬한 악취가 났고, 녹색과 갈색빛을 띤 끈적끈적한 덩어리들이 들어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먹거리가 없는 전쟁터에서 군인들은 토악질을 하면서까지 먹었지만, 설사와 복통 등을 호소하는 군인들이 속출하기 시작했죠.

 

당시 미국 언론에서는 '미군 사망자의 대부분은 전투가 아니라 쇠고기 통조림 때문이다!'라는 보도를 냈고, 보도가 나가자마자 미국 내 여론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가득 찼습니다. 그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미군 사망자 3,289명 중 전투로 인한 사망자는 332명이고, 나머지 2,957명은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었던 겁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썩은 쇠고기 통조림'이었던 거죠.

 

 

그래서 사건 조사를 해보니 당시 이 쇠고기 통조림을 납품했던 회사는 미국 시카고에서 빅3로 통했던 육류회사 모리스, 스위프트, 아머사였습니다. 미군 수뇌부는 최대한 빨리 쿠바에 상륙하기 위해 무엇이든 좋으니까 대량으로 물자를 조달해 달라고 빅3 육류회사에 요구했던 거죠.

 

그래서 그들은 근육과 지방만 모은 찌꺼기와 소비기한이 많이 지난 썩은 쇠고기를 모아 통조림으로 만들어 납품하고 엄청난 수익을 올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추악한 탐욕이 젊디젊은 군인들을 요단강으로 보내버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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