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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도 끔찍했던 화생방 훈련 지옥의 5분

뷰포인트 2016.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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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전! 생물학전! 방사능전!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화.생.방.

 

군대 이야기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화생방 훈련입니다. 오늘은 대부분의 여자들이 1도 잘 모르는 상상초월 화생방 훈련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볼까 합니다.

 

 

공중파의 한 예능 프로그램이 군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화생방에 대해 꽤나 많이 알려졌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생방 훈련은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하면 얼마나 고통스러운 훈련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화생방은 크게 입대 후 훈련소에서 경험하는 것과 자대 배치 후 유격훈련 때 받게 되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는데요. 훈련소에서 FM으로 받았던 화생방이 조금 더 힘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논산 훈련소에서 받았던 화생방의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던 기억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죠. 아마도 여성분들은 가스를 먹는 게 어떤 느낌인 건지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지금부터 제가 차근차근 자세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화생방 훈련은 전쟁 발발 시 화학전, 생물학전, 방사능전에 대비한 가상체험을 함으로써 실제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받는 군사 훈련입니다.

 

(사진 - 악마의 농약으로 알려진 그라목손, 혀끝에만 살짝 닿아도 호흡곤란의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1개월 이내에 사망하게 됩니다.)

 

화학전은 그라목손 같은 아주 독한 농약이나 살충제, 숨을 못 쉬게 하는 질식가스, 신경마비를 일으키는 독가스 등을 적군 지역에 살포해 무력화시키는 전쟁 방법의 하나입니다.

 

(사진 - 에볼라 바이러스, 독감과 비슷하게 온몸에 열이 나고 내출혈열로 인해 장기가 녹아 죽습니다.)

 

생물학전은 뉴스에서도 종종 보도되었던 에볼라, 탄저균, 페스트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병균을 적군의 식수 공급원에 침투시켜 민간인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아주 악랄한 전법이죠.

 

(사진 - 일본을 투항하게 한 핵폭탄의 위력은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합니다.)

 

방사능전은 핵폭탄이 투하되면 투하 지역은 살아있는 생물부터 건물까지 모조리 초토화시키는데 이때 엄청난 양의 방사능이 함께 동반됩니다.

 

 

인간의 몸이 방사능에 노출되면 피폭된 양에 따라 그 자리에서 즉사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겪다 죽거나 혹은 평생 고통스럽고, 심각한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위에 설명해 드린 것처럼 화생방전이 이처럼 지독하게 무서운 거라 실제 전쟁이 일어나도 처음부터 화생방전을 하지 않습니다. 서로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화생방전을 먼저 시작한 나라는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됩니다. 권투시합 경기에서 발을 사용해 상대방의 중요 부위를 가격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화생방 훈련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면 가스 살포실 안에 들어가기 전에 위에 보이는 사진과 같은 방독면을 쓰게 됩니다.

 

방독면에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공기를 정수기처럼 걸러주는 정화통이라는 녀석이 왼쪽 달려 있는데, 방독면이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려면 이 정화통이 정상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즉, 방독면의 가장 핵심 부위라고 할 수 있으며, 사람의 몸으로 따지면 뇌나 심장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군대 훈련소의 장비 중에는 낡은 것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방독면이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니까 운이 없어 안 좋은 방독면을 보급받았을 경우 가스실에 들어가면 시작부터 가스가 조금씩 스멀스멀 방독면 안으로 들어와 안 먹어도 될 가스를 먹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화생방 훈련에 사용하는 가스는 CS탄이라는 것을 사용하는데, 과거 민주화 시절 데모진압에도 사용되었던 최루탄입니다.

 

최루탄 가스의 특징은 눈이 매우면서 쓰라리고, 심한 기침, 메스꺼움, 구토 유발 등 생각하면 짜증이 나는 다양한 경험들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가스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정신 못 차리게 사람을 아주 그냥 인사불성으로 만들어버립니다.

 

CS탄 가스가 스멀스멀 들어오기 시작하면 빨간 모자를 쓴 조교들이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시키거나 유격 PT체조를 시킵니다.

 

아, 왜 가스실 안에서 그런 걸 시키냐고요? 운동을 시켜야 숨이 차니까 가스를 더 많이 먹거든요. 아주 무시무시한 훈련 방법입니다. (소름)

 

그리고, 정화통을 위의 사진처럼 빼라고 하죠. 숨을 참는 것도 1~20초지 그 이상은 이미 숨이 차오른 상태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조금 더 있으면 조교가 방독면을 벗으라고 합니다. 안 벗고 버티는 훈련병이 있으면 조교가 바로 달려가 벗겨버리죠. 훈련병들이 말을 잘 안 들으면 CS탄을 가스실에 더 터뜨려버립니다. 지옥 불구덩이에 기름을 들이붓는 형국이 돼버리는 거죠.

 

그렇게 지옥 불구덩이 맛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기가 막힌 상황이 펼쳐지는데, 앉았다 일어났다, PT체조를 시키면서 계속 숨이 차오르게 하다가 군가를 부르게 만듭니다.

 

 

이때부터 코미디가 시작됩니다. 눈물, 콧물 흘리면서 쓰러지는 훈련병도 있고, 나가겠다고 문으로 달려가는 훈련병도 있어요. 그런데 문은 밖에서 안 열어주면 못 나갑니다.

 

문 안 열어준다고 조교한테 주먹을 날리는 훈련병, 눈물이랑 콧물이 범벅돼서 나가게 해달라고 조교한테 무릎 꿇고 비는 훈련병 등 정말 기상천외한 인간군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통증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잘 버티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요. 일단 제가 겪었던 느낌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제가 느꼈던 통증은 눈에 양파즙을 넣은 것처럼 엄청 따가웠습니다. 누가 보면 무슨 크나큰 감동을 받은 것마냥 눈물이 아주 그냥 줄줄 흐릅니다.

 

코도 코털이 뽑히는 느낌이 계속 지속되면서 엄청 따갑습니다. 콧물도 눈물과 비례해서 엄청나죠. 이건 뭐 그냥 나이아가라 폭포는 저리 가라 수준이에요.

 

 

그리고, 방독면을 벗었을 때 가스가 코와 입으로 바로 들어오는데 명치를 한 대 빡 맞았을 때처럼 '허업'하며 헛바람을 들이키면서 숨을 쉬기가 굉장히 어렵죠.

 

위에 말씀드린 상태가 문밖으로 나갈 때까지 계속 지속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연예인들이 눈물, 콧물 쏙 빼고 있는 모습이 방송이라고 해서 절대 오바하는 게 아닙니다. 진짜 저렇게 돼요. 여성분들도 우연히 기회가 된다면 화생방 훈련은 꼭 한번 받아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깨끗한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화생방 훈련 지옥의 5분을 통해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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