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참새들과 함께 안주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술집
서울 동대문에 있는 동묘 주변으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벼룩시장이 형성되면서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벼룩시장에서 판매되는 중고 물건들은 가격이 매우 싸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꽤 좋은 물건을 득템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데요.
화개장터의 노랫말처럼 있어야 할 건 있고, 없을 건 없습니다.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인지 도시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정겨운 감정과 흥정 같은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주말에는 아이들과 구경 나온 가족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오늘 소개할 곳은 참새들과 안주를 나누어 먹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술집입니다. 더 정확히는 실내 포장마치인데요. 동묘 돌담길을 따라 자리한 이곳은 아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다 보니 2~30대 젊은 사람들보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동묘 정문을 마주 본 상태에서 돌담을 따라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여인숙이 있습니다. 여인숙이 보인다면 제대로 들어온 겁니다. 바로 이 골목 안쪽에 참새를 만날 수 있는 술집이 있거든요. 잠시 쉬면서 목을 축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죠.
저는 벼룩시장을 한 바퀴 구경한 다음 이곳에 들려 막걸리와 머리고기를 시켰습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동묘 돌담의 운치 있는 모습은 답답한 도시라고는 믿기지 않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술과 안주 역시 비교적 싼 편이기 때문에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이곳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자리를 잡고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면 짹짹이 참새들이 왜 이제 왔냐며 부리나케 찾아옵니다.
참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텃새임에도 불구하고, 회색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새가 되었는데요. 여기 나타난 참새들은 동묘 안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녀석들입니다. 반갑다고 인사를 하는 것 마냥 제 앞을 기웃기웃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죠. 물론 이 녀석들의 목적은 저랑 안주를 나누어 먹기 위해서겠지만요.
참새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부추 부침을 하나 더 시켰는데요. 가격이 싸다고 해서 맛까지 싸지는 않습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참새들이 먹이를 물고 날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는 어려워서 동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안 날아가고 차분히 기다리는 참새들의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도심에서 짹짹이 참새들과 도란도란 안주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술집을 소개해드렸는데요. 회색빛 도시에서 초록빛 운치를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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