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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히 군대에서 맹활약하게 된 뜻밖의 동물들

뷰포인트 2017.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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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볼 수 있는 짬타이거의 포스)

 

우리나라 군대에서 유명한 동물이라고 하면 일명 '짬타이거'라고 불리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제가 이등병 때 고참들이 "짬타이거가 너보다 군 생활 훨씬 오래 했다"고 말하면서 만날 때마다 경례를 하라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은 군 생활의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 있는데요. 자, 그럼 어떤 동물들이 군대 가서 출세했는지 함께 보시죠.

 

1. 코끼리 (대만)

'림오우'라는 이름을 가진 이 코끼리는 1943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의 미얀마 전선에서 물자 운반용 코끼리로 일본군에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중국 국민당의 군이 이끄는 신편 제1군의 반격에 의해 일본군은 밀려났고, 림오우를 포함한 13마리의 코끼리는 국민당 군에 접수되었는데요.

 

(▲암컷 코끼리와 사랑을 속삭이며 웃고 있는 림오우의 모습)

 

태평양 전쟁 종결 후 13마리는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는데, 1947년 대만에서 새로운 군을 창설할 때 13마리의 코끼리에게도 소집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이 코끼리들은 대만 남부에서 다시 운반 작업을 했지만, 1951년 림오우를 제외한 12마리의 코끼리는 질병과 과로로 인해 무지개강을 건너고 맙니다.

 

(▲림오우의 장례식에 애도를 표하시는 할아버지)

 

1952년 소집 해제된 림오우는 대만의 타이베이 동물원에서 '숲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어 암컷 코끼리와 행복하게 살았는데요.

 

전쟁에 참여했던 코끼리라며 타이베이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림오우는 2003년 86세의 나이로 코끼리로서의 삶을 마쳤습니다. 이에 타이베이 시민들은 중국 전통의 방식으로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줬습니다.

 

2. 돼지 (미국)

'킹 냅튠'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돼지는 원래 식용 돼지였기 때문에 군인들의 배를 든든히 채워줄 운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냅튠을 본 미군 지휘관이 이 녀석은 너무 잘 생겼다며 '전시 국채 조달의 마스코트'로 발탁했는데요.

 

지휘관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했던 것이 실제로 마스코트가 되면서 "웬 돼지가 마스코트?"냐며 미국 국민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죠.

 

인기를 얻은 냅튠은 미국 각지를 돌며 '전시 국채 퍼레이드'를 펼쳤고, 당시 돈으로 1,900만 달러 어치의 국채를 판매하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킹 냅튠의 묘비)

 

냅튠은 그 공적이 훌륭하게 평가돼 돼지고기가 될 뻔했던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행복하게 잘 살다가 무지개강을 건넜고, 사람들은 냅튠의 묘비까지 만들어주었습니다.

 

3. 개 (영국)

'저스트 뉴선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개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주둔하는 영국 해군에 의해 길러지고 있었습니다.

 

'Just Nuisance'는 무능하다, 쓸모없다 등의 의미인데요. 이 개가 성견이 되기 이전 강아지 시절에 군인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데도 꼬리를 치고 있어 이와 같은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한 해군과 맞짱(?)을 뜨려고 하는 뉴선스의 모습)

 

뉴선스는 2m 이상 되는 거대한 몸집이었지만, 애교가 많아 군인들과 사이좋게 아주 잘 지냈습니다. 출동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군인들과 함께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기차로 부대가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철도 회사에서 "개는 탑승 할 수 없다"라고 알려 왔습니다.

 

(▲뉴선스의 동상까지 만들어줌)

 

그 말을 들은 영국 해군 사령관은 "저 개 역시 어엿한 영국의 해군 병사다"라고 말했고, 그래서 뉴선스도 함께 기차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뉴선스가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군인들의 사열과 여러 캠페인에 참여해 활약했다고 합니다.

 

 

4. 큰뿔 염소 (영국)

'빌리'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녀석은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페르시아 왕실로부터 선물 받은 큰뿔 염소의 후손 중 한 마리입니다. 그런데 염소들의 사육 비용이 너무 많이 들자, 2001년 영국 왕실이 '여왕의 염소'라는 이름을 붙여 동물원 등 민간 시설과 여러 나라에 전달했는데요.

 

(▲이거 몇 개? / 응. 안 알려줌)

 

빌리도 다른 큰뿔 염소와 마찬가지로 왕실의 하사품으로 영국군에 배치되었습니다. '준사관'이라는 계급도 가지고 있었죠. 더 놀라운 것은 월급도 제대로 받고 매일 철분 공급을 위해 기네스 맥주 한 잔과 2개비의 담배가 지급되었다고 합니다.

 

왕실 퍼레이드에 주로 참가했는데, 퍼레이드 중 군악대에서 드럼을 치는 군인에게 전설의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처럼 박치기를 하는 바람에 상관에게 큰 꾸지람을 듣고 계급이 강등돼 버렸는데요. 그 일이 있고 난 뒤 별 탈 없이 군 생활을 하다가 2010년에 은퇴해서 잘살고 있다고 합니다.

 

5.펭귄 (노르웨이)

영국 에든버러 동물원에 있는 킹펭귄 '닐스 올라프 경'은 노르웨이 육군의 명예 연대장으로 근무한 매우 훌륭한 분(?)입니다.

 

1961년에 에든버러 동물원을 찾은 노르웨이 육군의 '닐스 에기린' 중위는 킹펭귄에 관심을 갖게 되고, 다음 방문 때 영국 정부에 킹펭귄을 노르웨이군의 마스코트로 쓸 수 없겠냐고 요청했습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열을 점검하는 올라프 경)

 

이 요청을 받아들인 영국 정부는 가장 체구가 좋은 킹펭귄을 노르웨이군의 일원으로 임명했는데요. 당시의 국왕 올라프 5세와 닐스 중위의 이름을 따 닐스 올라프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죠.

 

그 후 노르웨이 군대가 애든버러를 방문할 때마다 올라프 경은 사열식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분(?)이 대단한 진짜 이유는 초고속 진급을 거듭하며 2005년에 명예 연대장을 지내고, 지난해 8월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해 별까지 달았다는 겁니다. 물론 임무 수행도 아주 잘 해내고 있고요.

 

6. 불곰 (폴란드)

1942년 연합군의 일원으로서 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던 폴란드 제22 탄약 보급 중대의 병사들은 부모를 잃은 한 소년을 만났습니다. 그 소년은 자기와 마찬가지로 엄마 곰을 잃은 새끼 곰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키울 수 없게 되자 22 탄약 중대에 곰을 맡기게 되었죠.

 

 

'보이텍'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군인들은 이 곰을 아주 귀여워하며 중대의 마스코트로 삼았는데요. 보이텍은 폴란드 병사들과 같은 텐트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맥주를 즐겨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탄약을 운반하는 일을 돕기도 했다네요.

 

(▲보이텍 엠블럼)

 

후에 폴란드 제22 탄약 보급 중대의 엠블럼은 '탄약 운반 보이텍'으로 디자인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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